겨울철 제습기 사용법 (결로 방지, 곰팡이 제거, 습도 관리)

솔직히 저는 제습기를 여름에만 쓰는 물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습한 장마철에나 필요한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난겨울, 앞뒤 발코니에 하얗게 생긴 살얼음 같은 결로를 보고 나서야 제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날이 풀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방심했다가 벽에 검은 점들이 번지기 시작했고, 그제야 부랴부랴 락스를 들고 곰팡이와 전쟁을 벌였습니다.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는 부분도 생겼고, 약품 냄새 때문에 한동안 창문을 열어놓고 살아야 했습니다.

겨울철 제습기


결로 방지, 제습기가 정말 도움이 될까

겨울철 결로는 실내 공기 중 수증기가 차가운 창문이나 벽에 닿으면서 물방울로 맺히는 현상입니다. 여기서 결로(結露)란 공기 중의 수분이 표면에 응결되어 이슬처럼 맺히는 것을 뜻하는데, 실내 습도가 높고 실내외 온도 차이가 클수록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특히 북향 발코니나 외벽 쪽 방에서 유독 심했습니다.

제습기는 실내 공기 중 수분을 빨아들여 상대습도를 낮춰주는 장치입니다. 같은 온도에서도 습도가 낮아지면 이슬점(露點)이 내려가기 때문에 결로 발생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이슬점이란 공기 중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하기 시작하는 온도를 말하는데, 습도가 높을수록 이 온도가 높아져서 결로가 쉽게 생깁니다. 겨울철에 빨래를 실내에서 말리거나 요리, 샤워를 하고 나면 습도가 급격히 올라가는데, 이때 제습기를 잠시만 돌려도 창문에 맺힌 물방울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제습기가 만능은 아닙니다. 결로의 근본 원인은 단열 부족과 환기 부족이기 때문입니다. 창호 단열 성능이 떨어지거나 외벽이 차가우면 제습기를 아무리 돌려도 결로는 계속 생깁니다. 또 난방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하게 제습하면 체감 온도가 더 낮아져서 오히려 불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습기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되, 실내 적정 습도인 40~50%를 유지하면서 짧고 자주 환기하고 난방을 병행하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출처: 법제처 건축물 에너지 관련 법령).

곰팡이 제거, 지울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제가 발코니 벽에서 발견한 곰팡이는 처음엔 작은 점 몇 개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번지더니 나중엔 손바닥만 한 크기가 되어버렸습니다. 락스를 희석해서 닦아보니 다행히 대부분은 지워졌지만, 일부는 아무리 닦아도 희미한 자국이 남았습니다. 이게 바로 단열 문제와 표면 결로의 차이였습니다.

도배지에 생긴 곰팡이는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나뉩니다. 첫째, 표면 결로로 인한 곰팡이입니다. 습도 관리가 제대로 안 돼서 도배지 표면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곰팡이가 생기는데, 이 경우는 락스나 곰팡이 제거제로 닦으면 대부분 지워집니다. 도배지 겉면만 청소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단열 불량으로 인한 곰팡이입니다. 벽체 단열재에 틈새가 생기면 벽 안쪽부터 습기가 차고, 도배지 속지까지 곰팡이가 침투합니다. 이 경우는 아무리 닦아도 검은 자국이 남고,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우레아폼 같은 단열재로 벽을 보강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표면 결로는 제습기와 환기로 어느 정도 관리가 가능했습니다. 거실에 화분을 많이 두거나 빨래를 실내에서 말릴 때 제습기를 함께 돌리면 창틀이나 벽에 물기가 덜 생겼습니다. 하지만 안방 드레스룸이나 북향 벽처럼 구조적으로 취약한 곳은 아무리 제습기를 돌려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옷장 뒤쪽이나 붙박이장 안쪽은 주기적으로 문을 열어서 점검하고, 이불이나 옷에 곰팡이가 묻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습도 관리, 제습기를 어떻게 써야 할까

겨울철 실내 습도는 생각보다 높습니다. 난방을 하면서 창문을 꽁꽁 닫아두면 습도가 60~70%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높은 습도는 벽지, 가구, 옷장 등에 곰팡이가 생길 위험을 키웁니다. 결로가 반복되면 벽지 속 단열재까지 젖고, 창틀 실리콘이 변색되거나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특히 두꺼운 겨울옷을 보관하는 옷장이나 신발장은 미세한 결로가 생기기 쉬운데, 제습기를 1~2시간만 가동해도 냄새와 습도가 눈에 띄게 개선됩니다.

제습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다음은 제가 실제로 적용해본 방법들입니다.

  1. 제습기는 문을 닫은 상태에서 켜야 효과가 좋습니다. 창문이나 방문을 열어두면 외부 습기까지 끌어들이게 되어 효율이 떨어집니다.
  2. 제습 후에는 짧게라도 환기를 병행하면 더 효과적입니다. 실내 공기를 순환시켜 습기가 한곳에 몰리지 않게 해줍니다.
  3. 겨울철에는 데시칸트(흡착식) 제습기가 유리합니다. 컴프레서 방식은 온도가 낮을수록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데시칸트 방식은 실리카겔 같은 흡착제로 습기를 빨아들이는 구조라 저온에서도 잘 작동합니다.
  4. 과도한 제습은 피부나 호흡기에 불편을 줄 수 있으므로,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가동을 중단해야 합니다.

저는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거나 실내에서 빨래를 말릴 때 제습기를 함께 사용했습니다. 습도 상승을 막을 뿐만 아니라 건조 속도도 빨라져서 일석이조였습니다. 겨울철 실내 온도는 22~24도, 습도는 40~50%를 목표로 관리하면 가장 쾌적하다는 걸 몸소 느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주택 실내환경 가이드라인).

다만 제습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알게 됐습니다. 저희 집처럼 온도차가 심한 앞뒤 발코니가 있는 구조라면 벽체 난방을 보강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선뜻 시도하기 어려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법적으로 주택 단열재 기준을 더 강화해서 신축 건물부터라도 결로 문제를 원천 차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로는 겨울 내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문제라 개인에게만 부담을 떠넘기기엔 너무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정리하면, 겨울철 제습기는 결로와 곰팡이를 예방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만능 해결책은 아니고, 환기와 난방, 그리고 정기적인 점검이 함께 이뤄져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전기세 부담도 무시할 수 없지만, 곰팡이 제거 비용이나 건강 문제를 생각하면 미리 투자하는 편이 낫다는 게 제 솔직한 결론입니다. 여러분도 겨울철 창문에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하면 제습기 사용을 한 번 고려해보시길 권합니다.

--- 참고: https://blog.naver.com/gold1234_/224115029031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렌지후드 배관 점검 (사전점검, 배기덕트, 설치불량)

겨울철 결로 곰팡이 제거 (원인, 청소법, 예방법)